음식 재료 백서

가리비 영양 성분, 가리비 찌는 법, 가리비 제철, 고성 홍가리비, 문학 속의 가리비

prietzz 2022. 10. 17. 13:39
반응형

가리비 영양 성분, 가리비 찌는 법, 가리비 제철, 고성 홍가리비, 문학 속의 가라비  

 

이제 다양한 조개를 즐길 수 있는 가을, 겨울이 되었습니다. 조개 중에서도 오늘은 11~12월이 제철 해산물인 가리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가리비는 순수 한글인데, 이 단어의 어원은 명확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일부는 몸의 일부를 가리는 데 사용했다고 해서 가리비가 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일부는 조개를 뜻하는 일본어 (가히) 에 가리비가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흡사 날아다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날 비(飛)를 붙여 가리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는 가리비가 어패류 중에서 매우 특이하게도 두 개의 조개껍데기를 닫을 때 분출되는 힘으로 이동하는 모양새에서 유래된 설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서는 가리비의 어원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가리비 영양 성분, 효능

 

가리비에는 100g당 80kcal로 칼로리가 매우 낮지만, 단백질과 미네랄이 매우 풍부합니다. 이에 따라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고,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영양학적으로 훌륭한 음식 재료라고 하네요. 여기에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기억력이나 집중력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타우린은 체내 노폐물을 배출시켜, 간 해독, 피로 해소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가리비 찌는 법, 손질 법


가리비 손질 법
1단계: (필수) 껍데기에 따개비 등 이물질이 아주 묻어있을 수 있어, 우선 흐르는 찬 물에 씼어주고, 세척 솔을 사용하여 박박 닦아줍니다.
2단계: (선택) 가리비는 바닷물에서 서식하는 종이라, 일반적으로 펄에 서식하는 조개류와 달리 해감을 꼭 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만약 해감하시려면 소금물에 가리비를 넣고 위에 검은색 비닐봉지 등을 덮어주어 어둡게 하여 30분~1시간 정도 해감을 해 주시면 됩니다.

 

가리비 손질 법
가리비는 국물을 내어 즐기는 것보다는 일반적으로 찌는 방식으로 조리하게 됩니다. 
1단계: 넓은 냄비에 물과 비린내 제거를 위한 소주를 붓고 찜기를 올려주세요 (물:소주 비율=2컵: 1/2컵, 가리비 2kg 기준) 
2단계: 찜기에 가리비를 올려주세요. 이때 입을 열고 있는 쪽을 위를 향하게 해 주셔야 육즙이 마르지 않고 맛있게 쪄집니다. 
3단계: 뚜껑을 덮고 강 불에 10분을 찌고,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여주세요. 오래 찌게 되면 육질이 질겨집니다. 완성!

 

가리비 회, 가리비 섭취 시 주의할 점 
가리비는 어패류 중에서도 회로 즐길 수 있는 품종입니다. 생으로 즐기시는 경우, 산란하는 시기인 2~4월에는 독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 기간에는 생으로는 섭취하지 마세요. 또한 조개 알레르기가 있으신 경우 섭취에 유의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또한 구입하실 때, 껍질을 열려있는 경우 죽어서 상한 경우가 있으니, 한번 냄새를 맡아보거나, 칼등으로 껍질을 두드렸을 때, 속살이 움직이면 섭취하셔도 됩니다. 혹은 찌고 나서 껍질이 열리지 않은 경우, 상하거나 조리 전부터 죽은 것일 수 있어 요리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3. 가리비 제철, 고성 홍가리비


가리비는 우리나라는 남해안에서 서식 혹은 양식되며, 수입산의 경우 일본산의 비중이 높고, 그다음으로 중국산이 차지한다고 합니다. 가리비는 지금까지는 제철에 즐기는 음식 재료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작년 대규모 양식 생산에 성공하면서, 이제는 365일 즐길 수 있는 식자재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요새에는 가리비를 양식하는 곳에서 직접 가정까지 배송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단위가 좀 크기는 하지만, 산지 직송이라 선도가 좋은 가리비를 중간 유통 마진이 없이 훌륭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요새에는 많은 분이 산지 직송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가리비를 생활에서 즐기는 Tip - 가을 여행 

고성에서는 지리적 표시제를 등록하기 시작했고, 22년 11월 고성 가리비 축제를 여는 등 지역 특산품으로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 같네요. 가을 하면 서해안에 가서 새우를 먹어야 한다고 하는 것처럼, 고성에서도 가리비를 즐기는 것이 대표적인 가을 나들이 코스가 되면 보다 풍성한 가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4. 문학 속의 가리비


이 가리비는 음식 재료이지만 그 생김새 혹은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특성 떄문인지, 음식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서양 문학, 문화에서 가리비가 등장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신 중의 하나인 비너스는 서풍 바닷바람에 떠밀려온 바다 물거품에서 태어났는데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도 보이듯이 거대한 가리비 위에 그녀가 다소곳이 서 있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은 프루스트 효과를 설명하는 가장 쉬운 오브제이기도 하고, 이 효과를 설명하는데 가장 이해하기 쉬운 문구가 위의 내용입니다. 마들렌은 프랑스의 오래된 과자인데요, 그 모양은 가리비에서 따왔다고 하고, 마들렌 하면 떠오르는 대표 문학 소설로 위의 소설이 회자하기도 합니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로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목 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 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또한 최근 5~10년 새에 대중 매체나 주변에서 가끔 접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도 가리비는 고단한 발걸음에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Camino Shell (Camino = 길)이라고 불리는데, 성 야고보 전설에서 유래한 상징입니다. 야고보는 베드로, 요한과 더불어 예수의 3대 제자로 알려져 있는데, 선교 활동을 하던 중,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참수되었는데 그 제자들이 시신을 수습하여 바다에 띄웠는데, 조개껍데기가 그 시신을 둘러싸서 이베리아반도에 도착할 때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고 하는 전설에서 유래하였으며, 이 조개껍데기는 이후 순례자를 의미하게 되어, 순례자의 길을 걷는 순례자들은 이 조개껍데기를 지니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가리비는 서양 문학뿐 아니라, 동양 문화에서도 등장합니다. 중국의 4대 미녀 중의 한 명인 서시가 미인계로 오나라를 망하게 하였는데, 이때 월나라에서 서시가 미인계로 월나라 왕까지 해할까 봐 걱정한 월나라의 황후가 그녀를 돌에 매달아 바다에 빠트려 죽였고, 그 이후부터 그녀의 혀를 닮은 조개가 잡히기 시작했다고 하여 서시실 (서시의 혀)라고 가리비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가리비는 식품학적 가치도 뛰어나지만, 우리의 생활 혹은 문학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맛도 좋지만 풍성하게 해주는 문화생활도 함께 즐겨보시면 더 즐거운 삶을 만나실 수 있지 않을까요?